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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남자 이야기

3D업종의 직장에서 어떤 각오로 일하는 게 좋을지요?

3월 23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준비하던 30대 청년이 그 공부를 접고 3D업종의 직장을 구하고자 스님께 조언을 구합니다.

질문자 :
인연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잘 어울렸는데, 한 2,3년 전부터 저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러 연락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 3,4달에 한번 정도 연락이 오는데, 그냥 무시하고 지내면서 나는 신경을 안 쓴다고 생각을 하는데도 은근슬쩍 연락 오면 신경이 쓰이고 예민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연락을 해서 연락을 끊자고 하자니 좋은 소리는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몇 달 전부터는 그냥 연락이 오나보다, 제풀에 지치겠지, 하고 있는데, 이런 맘이 드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요?

스님 : 미련이 있네, 미련이 있으니까 신경이 쓰이지.


질문자 :
알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제 나이 31살입니다. 지금까지는 부모님께서 4년 동안 공무원 공부한다고 서울로 유학 보내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제가 자꾸 지원을 받고 하다보니 제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무원을 접고 다른 일을 하겠다는 결심이 서서 다음 주부터는 아르바이트부터 구해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스님께서 굳은 일, 3D 업종을 겪어 보라고 말씀을 하신 걸로 기억하는데, 앞으로 직장을 구할 때 제가 어떻게 각오하고 일하는 게 좋을지 좀 막연하지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님 : 각오할 거까진 없다. 안중근 의사처럼 이토오를 쏘고 자기도 죽겠다 하면 그 정도에는 각오가 필요하지만 인생을 사는데... 그냥 내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청소부든 뭐든 일 있으면 우선 시작하면 돼요. 나는 일 많이 하고 월급 적게 받는 직장을 찾는다, 이런 거 구하기 쉽잖아요? 그러면 거기 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어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할 수 있어요. 몸은 좀 힘들어도. 이러다 이제 진짜 공부해야겠다, 이렇게 열의가 올라오면,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하고 학원 다니고 그러면서 시험쳐보는 거예요. 그러다 걸리면 옮기면 되고 안 되면 거기 있으면 되고, 이렇게 인생살이가 쉬운거에요. 산에 사는 다람쥐는 아무도 안 돌봐줘도 알아서 먹고 사는데, 이 좋은 세상 그 큰 덩치에, 30살이 뭘 못산다고... 현실에 두 다리를 딱 디디고 먼 이상을 향해서 한발 한발 가는 거요. 서두를 것도 조급할 것도 없어요.

올해 제가 300회로 모든 구청, 모든 시 방방곡곡에 다니면서 주민들 애환을 한번 들어보겠다고 하고, 오늘 강남시청에서 안양시청, 인천시청 이렇게 3군데를 뛰니까 사람들이 아이고, 스님 어떡하나 그러는데, 이렇게 강의 한번만 하면 되요. 내일 아침에 죽으면 그만이고, 안 죽었으면 하면 돼. 오전에 하고 안 죽으면 한 번 더하면 돼. 벌써 69회가 되거든. 천일기도를 한다는데 기도를 어떻게 합니까? 하는데, 하루에 한번만 하는데 천일이 지나면 천일기도가 되는 거다.

당장 내일부터 일자리 구해서, 구한다고 한 달 두 달 보내지 말고, 일단 구하고 계속 다음 거 찾아보고 옮겨가고 그렇게 다니면 되죠. 그러다 돈도 되고 취미도 되고 하는 거지, 처음부터 그런 거 찾기 힘들어요. 31살이면 자립해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