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7일 오후 7시 경기도 과천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에서 있었던 질문을 싣습니다. 나이 들어 결혼 했으나 결혼 3년 이후에도 여전히 아기가 없는 여성분이 기도를 어떻게 해야할 지 스님께 묻습니다.
결혼 3년차이고, 나이 들어서 결혼했습니다. 결혼당시 아기를 가지는 것이 좀 두려워서 아기를 갖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사실 마음은 어떤 건지 잘 모르고 결혼했어요. 그리고 나는 아기에 대해서 놓고 살았는데. 3년이 지나도 아기가 안 생겼어요.
그런데 남편은 주변에서 “아이는?” 이렇게 물어보면 좀 스트레스를 받고, 뭔가 부족한 게 느껴진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전에는 남편도 “안 생겨도 괜찮지” 라고 해서 그 말을 핑계 삼아 제가 아이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없었던 것 같아서요.
아기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너무 두렵고, 안 생긴 것 같으면 너무 실망하고.. 그렇게 제 마음이 왔다 갔다 해요. 그래서 기도하고 있는데 아직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요.
몇 살이에요?
(좀 나이가 많아요. 40이에요. 저는 남편한테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자가 아기 낳는 기계는 아니잖아요? 아기가 생기면 낳아서 키우지만 애가 안 생기는데 어떻게?
(제가 간절한 마음이 없어서 안 생기는 건 아닌지? 결혼해서 남편한테 얻은 게 많은데, 물론 그것이 은혜 갚는 것도 아니긴 한데...)
은혜를 무슨 애 낳는 것으로 갚아?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 머리 굴리지 말고. 갖고 싶다 하는데 안 생겨도 고(苦)고, 안 갖고 싶다 하는데 생겨도 고(苦)잖아요? 뭣 때문에 고통을 받아요? 애기가 생기면 좋은 아이가 될 것 같으니까 생기는 것이고, 억지로 생기게 되면 나쁜 인연이 될 것 같아서 안 생기는 것이니까 내버려두세요.
신체는 이상이 없나요?
(네. 두 사람 다 이상 없어요.)
그럼 43살까지 기다려봐요.
(남편이 요청해서 인공수정도 시도했었는데 안됐어요. 기꺼워하지 않는 내 마음 때문에 안 됐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렇지 않아요. 잠깐 일어나는 그런 마음 때문에 아기가 생기고 안 생기고 하진 않아요. 애 키우는 게 겁나서 잠깐 잠깐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엄마가 애를 낳을 때면 장애아를 낳으면 어떻게 하나, 이런 걱정하면 안되요. 엄마는 아이가 장애아든 잘생겼든, 못생겼든, 건강하든, 이런 거 구분 안하고 사랑하는 게 엄마에요.
그런데 지금 엄마들은 엄마가 아니라 다 이웃집 아줌마들이야. 공부 잘하고 잘생기고 이래야 좋아하고, 장애아면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나 하고.
정신적인 갈등이나 유전적인 요소도 있지만, 확률적으로도 장애아가 생길 수 있어요.
그리고 아기의 성별을 구별해서 아기를 낳는다 하는 것도 안되요. 엄마가 제 자식을 구별해서 싫다하면 안되요. 엄마는 어떤 인연이 오든 보살피는 것이 엄마다. 아직 엄마 마음이 덜 되어서 머리를 굴리는데, 인연 되는대로 받겠다는 마음을 내야 해요.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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