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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공감100%

바람핀 남편에게 하는 복수는 자식을 망치는 길 ......

질문자 : 한 가지 풀지 못한 큰 상처 있어요. 과거 남편에게서 들었던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들을 지워버리고 싶은데 지워지지가 않아요. 참자유를 찾고 싶습니다.

 

스님 : 어떤 게 상처가 되었습니까?

(10년간 제 남편은 남편으로 같이 살지 않았어요. 한 집에 살면서 저는 두 아들의 아빠, 엄마 노릇을 혼자하면서 아들한테 누가 되지 않으려 행동에 조심을 하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별거했나요?

(한 집에 살지만 남처럼 살았어요. 남편은 명절, 생일, 경조사 등을 하나도 챙기지 않고 옷만 갈아입으러 집에 들어왔어요.)

 집에는 매일 들어와요?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고, 핸드폰에는 남의 남편이라고 입력해놨어요.)

 딴살림 살았어요?

(다른 여자의 남편으로 살았어요. 처음에는 제가 그 여자한테 난리쳐서 그 여자는 자기 남편하고 헤어졌어요. 식당하는 여잔데, 장소를 옮겨 우리집 남자가 그 여자 남편으로 살다시피 했어요.)

그러다 10년만에 돌아왔어요?

질문자 : 재작년에 별 쇼를 다했어요. 119를 불러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그래서 돌아왔는데도 남편이 별 변화가 없고 마음이 더 가버렸어요. 기독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갔다 왔는데도 안되고, 그래서 남편에게 외국을 같이 한번 가자고 했어. 남편이 혼자 가라했지만, 마지막이니 꼭 같이 가자 해서 갔다왔는데, 갔다 와서는 이혼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굳어졌어요. 남편은 이혼하자는데 나는 이혼하지 않겠다고 했지요. 절대 이혼하지 않겠다. 그러나 홀로서기 할 거다, 이렇게 맘을 먹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제 명의로 된 건물을 공동명의로 하자고 1년을 졸랐어요. 나중에 남편 속내가 공동명의를 받고 나가서 그 여자랑 살다가 잘 안되면 돌아올 속셈임을 알았습니다. 주위에서는 다 해주지 왜 해주지 않느냐 고 하는데 끝까지 해주지 않았어요. 아파트는 남편 명의로 되어있고 제 생활비는 제 명의의 재산에서 나와서, 재산 나누는 게 아까워서도 이혼 못했고, 남편이 돈 탕진하고 돌아오면 아들이 부양해야 하니까 그 모양 보기 싫어서 끝까지 이혼을 안 해줬더니 남편이 지금은 별 볼 일 없어져서 그 여자랑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왔는데 이제는 거의 폐인같아요.

직장은?

(자기 사업하는데 자기 용돈벌이만 하고 의욕은 없어요. 근데 나는 돈 안 벌어 줘도 괜찮습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 만나서 생기있게 사는 게 나아요? 못 만나고 폐인같이 사는 게 나아요?

(딴 여자랑 행복하게 사는 거 10년을 봐서 너무 괴롭습니다.)

딴 여자 안 만나는 대신 남편이 쓰레기처럼 집에 있는 게 나은지. 내게 도움이 별로 안 되지만 밖에 돌아다니며 생기있게 사는 게 나은지? 집에 있는 게 더 나아요? 내가 못 먹으면 남도 먹지말라는 그런 얘기네? 심보가 안 좋아요.
(죄송합니다. 원래는 착했는데 그렇게 10년을 살다보니까...)

심보가 더러워졌어요? (네) 할 수 없지. 그럼 집에 그렇게 폐인같이 놔놓고 살아야지. 근데 그건 내가 용서하고 안하고가 아니고 그렇게 부인과 애인에게 버림받은 남자는 폐인처럼 살 수밖에 없어요. 남편이 생기 있게 살려면 또 여자를 하나 구해야겠지.
(그런 것 같아요. 지금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남자 나이가?
(59입니다.)
59이면 아직도 혼자 살기는 좀 힘든 나인데, 자기가 부인노릇 제대로 안 해주면 남자는 딴 여자를 찾을 수밖에 없어.
(그것보다도 제가 제 상처를 놔버리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상대에 대해 이해가 돼야 내 상처가 내려놓아져. 내가 상대를 이해 못하면 내 상처가 치료될 수 없어요.

(바람피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두 아들을 버리고 이혼하려는 것. 명절, 생일 아무것도 같이하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어요.)
자기한테 여자가 따로 있는데, 형식적인 여자하고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하고 싶겠어요? 안하고 싶지.
(그렇지만 자식을 같이 낳았으면 어느 정도 남편 역할을 해줘야하지 않아요?)
그건 누구 생각인가?
(제 생각이고 제 아들들의 생각이죠.)

4대강 개발할 때 한꺼번에 하지 말고 한 개쯤 해보고 나머지 3개를 개발하면 좋겠다고 국민의 80%가 그렇게 생각했는데, 우리 정부는 한꺼번에 다 해야 된다고 하잖아요. 북한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잘 구슬려서 살았으면 좋겠는데, 꼭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4년이나 애썼는데 버르장머리 고치기는커녕 오히려 지금 더 하잖아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걸 어떻게? 세상에 이런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떻게 남편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겠나. 내가 원하는 것이, 그래, 바람피는 건 좋다. 그래도 부부간에 지킬 건 지켰으면 좋겠다. 네가 나가 있는 거는 좋다. 그러나 이거 저거는 했으면 좋겠다는 그것이.욕심이 적은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욕심이 많은 거요. 오늘 비와라, 해놓고 비 온다고 날씨 탓하는 거와 똑같아. 내가 많이 오라 그랬나? 조금 오라 그랬지. 이런 얘기하고 같은 거 아니요? 많이 오라 하면 욕심이지만 조금 오라는 데 그것도 안 들어주나, 하는 것과 같아.
(제가 어떻게 해야 좋겠습니까?)
지금은 그저 그렇게 가슴앓이 하면서 살 수밖에 없어요. 그게 뭐 정신병원, 교회수련 갔다온다고 고쳐지겠어요? 자기가 입은 상처는 ‘남편이 못됐다’ 해서 입은 상처라서 ‘남편이 못된 인간이 아니다’, 해야 상처가 없어진다. 원리로 따지면 그래요. 이해가 돼요? 저 인간이 못됐다 해서 생긴 상처라, ‘그 인간이 못된 짓 한 게 아니네’ 그래야 내 상처가 없어져요. 그래야 내가 상처 입을 일이 없어지니까. 그런데 지금 그렇게 생각 바꿀 수 있겠어?
(스님 법문 듣고 좋게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해서 아침에 국 안 끓여도 되니까 편하다, 하고 생각할 줄 알게 되어 지금은 편하지만 과거 상처를 놓진 못하고 있어요)

과거도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과거에 잠자리 같이 해주느라 힘들었는데, 나가서 잠자리 하니까 좋다, 잘됐다, 이렇게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면 과거 상처가 없어져요. 같이 살면서 남편마음에는 부인이 뭔가 껄끄러웠는데 뭔가 편하니까 그 다른 여자한테 마음이 끌리지 않았을까?
(그랫겠죠.)

자기보다 그 여자가 인물이 못났죠? (아뇨, 애교가 많고, 음식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데요. 노래도 잘한다고 해요. 모든 게 나보다 낫다고 했어요. 그리고 나와 잘 아는 여자였어요.)

어쨌든 남편이 볼 때 자기가 그 여자보다 덜 상냥하다는 거 아니에요? (저는 영업직 여자가 아니니까.. 그렇게)

영업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자기가 남편한테 상냥하지 못한 게 사실이잖아요? 영업할 때의 싹싹함에 끌렸다 한다면 계속 살게 되면 그 싹싹함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10년이나 계속 되었다는 건 계속 싹싹했다는 거 아닌가?

(거의 살다시피한 건 3년이에요. 내가 가서 난리치는 바람에 문 닫고 이사 갔고, 세 번을 쫓아가서 난리를 펴서 식당 문을 닫았지요. 그리고 그때 재산이 내 앞으로 되어 있다는 거 알았을 거고요. 자기가 상대가 안됨을 알았을 겁니다.)

그래서 남의 깨 쏟아지는 살림을 3번이나  쫓아가서 박살낸 게 잘했다는 생각이요? 
자기가 무슨 권한이 있어서 남의 행복을 깨는가, 결혼했다는 서류 하나 가지고? 
그건 옳은 행동이 아닙니다.  정말 남편을 사랑한다면 나랑 사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이 더 좋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는 이게 진정으로 남편을 사랑하는 거다.  자기는 지금 남편을 사랑하는 게 아니고 증오하면서 복수하는 거요. 이혼도 안 해주고 나 배신했으니까 니도 한번  죽어봐라, 하면서 끝까지 따라가는 거지. 다른 여자도 못 만나게 하고 나도 냉대하면서 인간 망조가 들도록 해 보는 거요.

그래서 복수를 했는지 모르지만, 문제는 내 남편이기만 하면 되는데, 그 망조든 인간이 애들 아빠라는 거요. 아빠가 망조 들면 애들도 망조가 들어요. 보복은 남편한테 했는데, 과보는 애들한테서 돌아온다. 자기가 자기애들을 해친 거와 같다. 도끼로 남편을 찍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친 것은 우리 애들이더라, 이런 결론이 된다.

자기는 잘한 행동이라고 하지만, 스님이 보기에는 화를 자처했구나 싶어요. 남편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뭣하러 사랑하는 척하고 거짓행동을 해요? 정말 사랑한다면 나보다 그 여자 하고 있는 게 행복하다면 안 가려해도 가서 살다오라고 보내줘야 한다. 그리고 나도 다른 사람 만나서 살면 되요. 내 싫다는 남자를 억지로 내 곁에 둬서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나. 그런 사람하고 잠자리가 되나?
(그렇다고 지금은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가요.)
못나가지 이제.
(재산을 반을 주면 나가겠죠.)
재산과 관계없이 좋은 여자 다 놓치고 나가봐야 나이 59이고 이제 나가서 어떻게 해. 기회 있을 때 안 보내주고... 이젠 죽을 때까지 자기가 책임져야 돼. 어리석어요. 보내주려면 일찍 보내주고. 이제 돌아왔으면 아끼고 사랑해서 살아야 되는데...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여자가 이쁘고 상냥하면 누구나 다 마음이 끌리는 건 당연하고, 그래서 남편이 그랬구나. 그걸 보면 남편은 어려서 엄마한테 극진한 사랑을 못 받았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따뜻한 사랑, 애정을 못 받아 애정결핍이 있어서 누군가가 상냥하고 음식 잘하고 따뜻하게 해주면 이성적이기보다 모성에 끌린 거구나... 내가 그 역할을 못했구나, 여자역할은 했는지 몰라도 엄마 역할을 못했구나. 뻣뻣한 여자였네.
(스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재산을 반 나누기 싫어서..)
재산 나누라는 게 아니고 풀어주라는 거요. 재산 나눠주기 싫어서 이혼 안 했으면 사는데 가서 행패는 부리지 말았어야지. 어차피 집에 있으면서 폐인되어 있으면 뭐해. 그냥 생기있게 살게 뒀어야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남자를 붙들고 있으면 뭐해요? (아주 폐인이 되었다는 게 아니고요...)
아니..자기 보기에나 그렇지. 사랑하는 여인도 잃고, 그게 뭐야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고 그게 폐인이지. 남자를 그렇게 붙들고 있어서 뭐하나.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 없습니다. 시댁 및 주위사람들이 이 사실을 다 알아요. 2-3년 전부터 주위에 다 알렸어요. 시댁에서도 변호사 사서 이혼해야 한다고 했어요. 시댁에서는 나를 최고로 봐요. 아주버님이 남편을 불러서 그랬대요.
최고로 봐주면 뭐해요? 같이 사는 사람은 남편인데 시댁이 자기를 잘 봐주면 뭐해요?
(이런 경험을 하고 자존심 때문에 내가 어떻게 남편에게 다가갈 수 있겠어요?)
그러면 풀어주는 게 낫지 않냐 이 말이요. 데리고 들어왔으면 살던지. 같이 안 살려면 나가라고 하든지.
(나가래도 안 나가요.)
재산을 나눠주면 나가지. 지금 상태로는 나가서 어떻게 살아? 재산을 반 줘서 내보내던지. 안 그러면 남편이라 생각지 말고 길 잃은 큰자식으로 생각하고 데리고 살든지, 결론을 내려야지요.
(그럼 지금이라도 재산 반 나눠줄테니 이혼하자면 하겠다고 상의를 해봐야겠네요.)그런 의논을 뭐하러 해. 이혼을 하든지 살든지 자기가 결정해서 통보해야지 의논할 필요가 없어요.
(자식이 이혼하라고 안 합니다.)
도저히 수용 못하겠어서 이혼하겠다고 통보하고 법적으로 재산분할하면 끝이고. 수용하겠다면 상처가 서로 있지만 서로 노력해보자 하고 살 수밖에. 마음의 상처를 지우는 법은 남편을 불쌍히 여기고 돌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해야한다.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상처가 없어져요. 그렇게 참회기도를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2012.3월 7일  충남 아산시청에서 있었던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에서. 462석의 아담한 강의실에서 침착하고 세상을 초탈한 듯한 한 여자분이 한 질문이었다. 진정한 사랑은 당사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임을, 그런 마음을 갖게 될 때 이때까지 상처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라짐을 질의응답을 통해 팍 깨주는 법문이었다.